타타오 아트방(Tatao atelier)

우리 형이 가수입니다. 이번에 신보를 내는데 제목이 화초장! 화초장 아시나요? 흥보전에서 흥보가 제비에게 득템한 박씨를 심어서 대박이 나죠? 그게 진정한 원초적 대박입니다. 그래서 졸지에 거부가 되어 산다는 소식을 들은 놀보가 동생네를 찾아가서 화초장 하나를 달라고 하죠. 마음씨 착한 흥보는 흔연히 내줍니다. 화초장이라는 것은 화초무늬의 나전칠기가 들어간 장으로 매우 고가의 공예품이죠. 그걸 얻은 놀보가 신이 나서 짊어지고 오며 얼마나 신이 났던지 노래를 불러대는데! 대장부 한 걸음에 화초장 하나를 얻었다~~~! 앗싸! 그런 흥보가의 노래를 형이 재해석해서 불렀습니다. 흥겹네요. 형이 저에게 타이틀을 부탁했어요. 물론 형이 보통 까다롭지않아서 제 글씨를 쓴다는 보장은 없습니다만.... 화초의 느낌을 새록..

붓글씨, 붓그림 2020. 3. 27. 23:32

저는 채근담을 매우 좋아합니다. 홍자성님의 책인데 심플하면서도 주옥같은 명구들이 많아서 서예로 자주 풀어 쓰곤 했지요. 오늘 그 중 화반개 주미취를 만날 생각입니다. 두근두근~~ 꽃은 반쯤 피었을 때가 아름답고 술은 조금 덜 취했을 때가 즐겁다....는 의미입니다. 공감하시나요? "마시고 죽자!' 하고는 사뭇 다른 감성이지요.^^ 다 채워진 것은 이제 비워질 일만 남았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만월보다 초생달을 길하게 보는 관점도 있었던 게지요.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씀도 그런 의미가 농축되어 있을겁니다. 그런데 제가 이 글을 이미 화선지에 먹으로 여러차례 써보았으니 오늘은 좀 새로운 시도를 해볼까요? 수채화용지(와트만지)에 물감으로 써볼 생각입니다. 그래도 서예라고 할 수 있을까요? 네! 둥근 모..

붓글씨, 붓그림 2020. 3. 12. 16:03

이렇게 아름다운 표현을 누가 했을까요? 명나라 말기에 현자였던 홍자성(洪自誠)은 그의 저서 〈채근담(菜根譚)〉에 이런 절묘한 구절을 썼습니다. ‘화간반개 음주미취 차중대유가취(花看半開 飮酒微醉 此中大有佳趣)’ '꽃은 반쯤 피었을 때가 아름답고 술은 조금 덜 취했을 때 가장 즐거우니 이러한 가운데 큰 아름다운 정취가 있으리.' 줄여서 화반개 주미취라 하여 회자되는 이야깁니다. 반대로 꽃이 활짝 피면 어때서 이런 말이 나왔을까요? 만개한 꽃에게 남은 것은 시드는 일입니다. 만취한 사람은 각성이 끊어지며 인간의 존엄성을 상실하곤 하지요. 인체 생리학적으로 이 말을 풀어볼까요? 우리는 칭찬을 듣거나 남을 이기거나 상을 받거나 맛난 것을 배불리 먹게 되면 보상 호르몬이 뇌와 배에서 나옵니다. 그때까지는 존재가 확..

붓글씨, 붓그림 2020. 3. 8. 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