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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랑하는 고승으로 보조지눌 대사가 계십니다.
그분을 달리 흠모해서라기보다는 어려서 집에 읽을 책은 없는데 마침 유일하게 있던 불교서적이 하나 있었죠. 그 안에 보조지눌 대사 법문이 나왔거든요. 어릴 적엔 입력이 되면 바로 그게 백지 뇌에 새겨져서 평생을 가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잊고 살았는데 제 유튜브채널을 애정 해주시는 어느 분이 카톡으로 물어오셨습니다.
'但知不會 이거이 무슨 뜻입니까?'
내친김에 블로깅까지 해볼게요.
단지불회(但知不會) 이 어휘의 앞부분은 단지... 뒷부분은 불회=알지 못한다-는 뜻입니다.(會=여기선 모을 회가 아니라 알 회) 앎이란 것은 눈코귀입 피부의 다섯 감각이 모였을 때 앎이 일어나니까요.
즉-'단지 알수 없다는 것만 알면...'이라는 뜻입니다.
뭔가 말씀을 하다만것 같죠?
그래서 향단이를 고려시대 지눌 대사께 급파했습니다.
향단이: 시님! 고거이 뭔 말씀이래요? 단지불회? 난 물회는 알아도 불회는 모르것네요?
지눌: 니 말이 맞다! 불회는 모른다는 말이다.
향단이: 고럼 그 뒷말씀이 있것구먼유?
지눌:
단지불회 시즉견성(但知不會 是卽見性)이 본 문장이지. 다만 알지 못하는 줄만 알면 바로 견성이니라.
향단이: 지금 하시는 말씀 많은 분들께 송출되고 있으니 확실하게 밝혀주셔요. 견성이라 함은 자기 본 성품을 봄일진데 우째 모르는 자가 견성을 한다 하시우?
지눌: 아가야. 넌 아는 것이 많으냐 모르는 것이 많으냐?
향단이: 당연히 모르는 게 많쥬. 아니 저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의 앎도 모름에 비하면 새발의 피 아니것어유?
지눌: 그렇지! 우주생명의 모든 앎을 합쳐도 그건 모름의 대허공에 비하면 한 점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니 넌 앎에 의탁하겠느냐 아니면 모름에 자기를 맡기려느냐?
향단이가 이 시점에서 입을 떡 벌리고 한동안 말을 못 하더니 지눌 대사에게 큰절을 했답니다.
향단: 소녀 늘 모름을 부끄러워하고 앎을 추구하며 목말랐사온데 이제 그 말씀 끝에 모름의 바다에 제 고된 육신을 풀어놓게 되었습니다. 단지 모를 뿐! 단지.....
지눌: 그래 모름이 본체니라. 허나 거기에서 일어나는 한점 앎의 빛을 보아야 하느니라.
향단: 아니 그건 또.... 앎과 모름이 서로의 손을 잡고 춤이라는 추는겝니까?
지눌: 그러하다. 앎이 모름을 인정하고 모름이 앎을 끌어안으니 바로 여기가 광명지 아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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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파견 보낸 향단이가 소식이 없다 했는데...
거기서 깨달음을 얻어 머리 깎고 수덕사의 여승이 되었다는 후문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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