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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은 양귀비를 능멸했던가?

문자인문학(문자의 뿌리, 어원)

by 타타오(tatao) 2020. 8. 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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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당 현종이 양귀비를 해어화라고 불렀다는 포스팅을 올린 후에 아니나 다를까-이백 선생이 영계 통신으로 득달같이 연락이 왔다.

 

이백: 아니 타선생! 양귀비와 당 현종 이야기를 올렸는데 나 이백을 빼먹으면 섭하지~!

타타오: 아! 당 현종이 이백 선생을 궁으로 초대했다는 말은 언급했습니다. 재미난 일이라도 있었던가요?

이백: 내가 그날도 벗들과 술 마시고 거나히 취해있는데 궁에서 사람들이 와서 날 거의 떠다 메고 입궁을 하더란 말이지?

그대도 알다시피 궁궐이란 곳이 술맛은 떨어지는 곳 아니던가? 하여 내가 입이 좀 쭉 나와있는데 수레가 멈춘 곳에 한 여인과 두 남자가 보였네. 이하 수많은 궁녀들도 있었고 말이지.

내가 술이 들어가면 발이 뜨거워진다네. 갱년기였나... 그래서 수레에서 발을 쭉 내밀고 말했지.

"게 누구 없느냐? 누가 내 신 좀 벗겨다오!"

두 남자 중에 한 남자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고 다른 한 남자는 얼굴이 흙빛이 되더군. 나중에 알았지만 미소 지은 이는 당 현종이었고 얼굴 구긴 이는 당시 실세였던 환관 고력사였지? 

타타오: 그거 통쾌하면서도 무서운 장면이군요! 하하하! 고력사가 어떡하던가요?

이백: 어떡하긴? 현종께서 내 신을 친히 벗겨주러 다가오시자 아이쿠! 놀란 고력사가 얼른 와서 내 신을 벗기더군! 그러면서 말하기를.

고력사: 어전이네! 어서 내려 예를 갖추게!

당 현종: 이백! 자넨 과거시험을 본 적이 없다지? 좋아. 자네가 내 귀비 양 씨에 대한 시를 지어주겠나? 그러면 관직을 내림세!

이백: 어... 황제 폐하! 제가 무례를... 딸 국!.... 양귀비가 어디 누구요? 어디 말로만 듣던 미인 나도 한번 제대로 봅시다.

양귀비: 접니다.  제가 먹을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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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오: 아! 양귀비가 먹을? 실제 보시니 양귀비가 어떻든가요?

이백: 양귀비의 눈이 어쩌고 코가 어쩌고는 시시콜콜 말하지 않겠네. 그때 난 입을 다물고 취한 눈을 게슴츠레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고 이 시를 남겼지. 한 구절씩 음미해 보게나. 그녀의 모습이 자네 눈 앞에 선연해 질지 모르니.

雲想衣裳花想容 운상 의상 화상용 

구름을 보면 그대 옷인 듯, 꽃을 보면 그대 얼굴인 듯

타타오: 으아! 첫 구절부터 달달하기 그지없네요! 

이백: 

春風拂檻露華濃 춘풍불함로화농 

봄바람은 난간을 쓸고 이슬에 꽃은 농익는구나

타타오: 크으! 듣고 있던 현종도 자지러졌는데요? 더구나 춘풍도 사랑의 마음이고 그 마음이 양귀비를 적실 이슬로 표현했으니...

이백: 자네 눈치가 좀 쓸만하고만? 자, 이제부터는 지식이 짧으면 해석조차 안될 것이야!

若非羣玉山頭見 약비군옥산두견

만일 군옥산 어귀에서 그대를 만나볼 수 없다면

타타오: 군옥산이라 함은 신선들이 군대를 간, 아니 신선들이 출몰한다는 그 산 아닙니까?

이백: 제법이군!

會向瑤臺月下逢 회향 요대 월하봉

요대의 달 아래에서 그댈 만날 수 있으려나

타타오: 요대는 선녀들 집단 거주처인 구슬로 빛은 누대 아니겠소?

이백: 이제 두 번째 라인이라오.

一枝紅豔露凝香 일지홍염로응향 

붉고 요염한 꽃가지 이슬과 향기로 엉켜 있는데

타타오: 이 부분은 좀 야하고 심오한 비유를 든 거로 보입니다 그려!

이백: 그렇지! 이제 한 발 더 나아갑니다!

雲雨巫山枉斷腸 운우 무산 왕 단장 

무산의 운우지정 공연히 애만 끊었구나

타타오: 초나라 회왕이 꿈속에 무산에 갔다가 만난 선녀와 뜨거운 밤을 보내고 돌아와서는 그리움에 애가 달았다는 이야기지요? 운우라 함은 그때부터 남녀 간의 뜨거운 정사를 상징하는 표현이 되었고요.

이백: 올커니!

借問漢宮誰得似 차문한궁수득사 

한나라 궁에선 누가 또 그대 같을까 묻는다면

타타오: 한나라 궁이라... 그다음을 들어봅시다.

이백:

可憐飛燕倚新粧 가련비연의신장 

가련한 비연이 새로 단장한 듯하달까?

​타타오: 아니.... 비연? 조비연은 전한의 성제에 눈에 들어 기존 허황우 폐위 후 황후에 오른 그 팜므파탈 미녀 아닌가요?

그리고 황자와 후궁 등을 죽이는 악행을 저질렀던...! 그리고 나중에 서인으로 강등되어 결국 자살하고 말았던!

이백: 바로 보았네! 후세 사람들은 내가 궁에 가서 현종과 양귀비에게 아부하느라 이런 시를 지었다고들 비웃기도 하지. 하지만 그들은 간과한 게 있어. 난 양귀비로 인해 나라가 거덜이 나고 결국 그녀 역시 자결로 생을 마칠 것을 감연히 표현했던 것이네. 한나라 조비연이 그랬듯이. 이렇듯 할 말을 시로 표현하는 게  바로 시인의 일 아니던가?

 

타타오: 진실로 그러하군요. 이제 마지막 구를 알려주시지요. 또 어떤 기가 막힌 비수를 숨겨 두셨는지 궁급합니다.

이백: 

名花傾國兩相歡 명화 경국 양상환

유명한 꽃과 경국지색, 둘이 서로 기뻐하고

타타오: 패왕별희의 우미인이 자결한 자리에 그녀의 핏빛을 품은 양귀비 꽃이 피었다죠. 그리고 이제 경국지색, 나라를 기울어뜨릴만한 양귀비가 서로 마주 보며 기뻐한다니..... 이런 불길한 표현을 그 당시엔 그저 아름다운 비유로만 생각들 한건 가요?

이백: 당 현종은 이미 눈이 먼 상태 아니었겠나? 바로 이렇게!

常得君王帶笑看 상득 군왕 대소 간

언제나 군왕의 미소 띤 눈길을 받았다네

타타오: 아! 소름이 돋습니다. 다음은요?

이백: 이제 마지막 두 구절이 남았으니 이 시의 뼛속으로 들어와 보시오!

解識春風無限恨 해식 춘풍 무한한

춘풍의 한이 한없음을 알고도

타타오: 군왕의 치우친 사랑이 결국 나라의 뿌리를 흔들고 한 많은 비극으로 마치곤 함을 알면서도....

이백:

沈香亭北倚闌干 침향정북의란간

침향정 북쪽 난간에 기대어 있네

타타오: 침향정은 사랑의 향기에 깊이 빠진 것을 뜻하며 북쪽 난간에 의지했다는 것은 왕의 위치를 상징하는 것!

이백 선생! 진정 하늘에서 이 땅에 유배 오신 신선이시여! 아무 두려움 없이 하실 말씀 다하셨습니다. 

현종은 이 청평조사를 다 보고는 뭐라 하였나요?

이백: 아주 좋아라 하셨고 악공들을 불러 바로 곡을 붙이라 하셨네. 지켜보던 고력사는 완전히 나한테 미운털이 박힌 상태라 몇 년 후에야  이 시 속의 칼날을 알아채고 날 잡으러 수배를 내리게 된다네. 그 바람에 도망도 여기저기 다녔고 두보도 만나게 되었지. 다 지나고 보면 흥겨운 나날이었네.

타타오: 오늘 이백 선생의 시를 친히 읊어주시니 그 진의가 깊이 파고 들어왔습니다. 다음에 또 자리해주시길 기대하렵니다. 우리 벗님들과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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