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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인문학] 용서(容恕)

문자인문학(문자의 뿌리, 어원)

by 타타오(tatao) 2020. 7. 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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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용서라는 단어가 전두엽에 떠오른 이유는 뭘까?

벗님의 포스트를 보다가 이 詩를 만났다. 이렇게 시를 인용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가 아닌가?

문득 시인의 삶이 아련해진다.

눈발 뒤집어쓴 소나무, 그 아래에서

오늘 나는 한 사람을 용서하고

내려왔다. 

황지우 - [소나무에 대한 예배] 중에서

참 시다운 시다. 시다운 시는 불필요한 중성지방 따위가 없다는 게 큰 특징이다.

시인이 누굴 용서했는지 그런 사정을 일체 덧붙이지 않았다. 그냥 단지 용서하고 내려왔다는 것이다.

나무가 눈을 잔뜩 이고 있는 모습은 아름다움 이전에 엄청난 부담이기도 하다. 설화 때문에 수도 없이 많은 나뭇가지들이 부러지곤 한다. 우리 삶에서 짊어져야 할 수도 없는 시련과 아픔의 기억도 우리 위를 누르는 눈과 다름 아니다.

누가 시련과 아픔을 주었을까?

트럼프? 김정은? 최순실? 아베? 아니다.

가장 많은 아픔을 준 이는 가장 가까운 이들이다.

아무리 권력과 금력이 있어도 먼 사람들은 아픔을 줄 자격이 없다.

아픔 고통을 줄 자격은 나와 가장 가깝거나 가까웠던 열 사람을 넘어서지 않는다.

내 심장에 뿌리 내렸던 여인이 내 심장을 반쯤 파손하고 떠나가고...

대학을 붙었는데 등록금을 끝내 도와주지 않았던 부자 삼촌!

내 오장육부에 지울 수 없는 스크래치를 낸 존재인걸 알기나 할까?(내 이야긴 아님 ^^)

용서란 얼굴 용容, 용서할 서恕

문자를 살피면 그 깊은 속내가 나온다. 

얼굴 용 容의 초기 형상은 이렇다. 웃는 얼굴

내가 그 사람을 다시 보거나 떠올릴 때 미소지을 수 있는가?

그러면 용서한 것이다.

사람들은 상상만 해도 싫을지 모른다.

내 돈을 떼 먹고 달아나서 지금까지 연락두절인 친구를 어떻게 떠올리며 미소 지으란 말인가?

용서할 서恕에 그 답이 있다.

같을 여 如아래 마음 心

그 마음으로 하나 되어 보라는 것이다. 

그때 내 돈을 끝내 갚지 못한 그 녀석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지금까지 나를 피해 다녀야 하는 그 마음은 어떨까?

서恕가 되어야 용容이 된다.

이쯤 생각이 이르면 황지우 시인의 시가 다시 보인다.

저 소나무-천근의 눈을 등에 이고서 몸은 휘어져 있으나 한마디 말도 없이 버티고 있다.

그것을 본 시인은 누구 한 사람을 용서하고 내려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 마음에 화답하여 나도 읊조려 본다.

 

햇살 가득 안은 소나무, 그 아래에서

오늘 나는 한 사람을 축복하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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