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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조문 가보셨나요?
조문(弔問)하고 문상(問喪)은 다릅니다..
조문(弔問): 내 지인의 가족의 장례식에 가는 것.(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문상(問喪): 내 지인의 장례식에 가는 것.(친구가 죽었다.)
하지만 네이버에ㅡ다 나오는 이런 이야기 하자는 게 아닙니다.
부조도 해보셨겠군요. 봉투에 근조(謹弔)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자! 오늘의 주인공이 등장했네요. 조(弔)! 이거 무슨 뜻일까요?
이런 거 모르고 살아도 살아는 집니다. 하지만 뭔지 알고 조문하고 알고 부조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우린 액스트라가 아니고 각 삶의 주인공이니까요. 이유 있는 하루하루를 살아야 마땅합니다.
우리는 보통 사람이 죽으면 매장을 하거나 화장을 합니다. 하지만 그게 언제나 어디서나 그랬던 것은 아니지요. 고대에는 수장(水葬)이 있었고 풍장이 있었습니다. 풍장(風葬)-
자연에 시체를 놔두어 비바람에 흩어지기를 기다리는 장례입니다. 시인 황동규의 풍장이라는 시가 떠오르는군요.
‘바람을 이불처럼 덮고
화장(化粧)도 해탈(解脫)도 없이
이불 여미듯 바람을 여미고
마지막으로 몸의 피가 다 마를 때까지
바람과 놀게 해 다오’’
(<풍장1>)
이제 상상해 보세요. 내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분의 시신을 산속 한적한 곳에 갖다 둡니다. 그런데 비바람이 그것을 다 씻어내기까지 시체는 그대로 있을까요? 자연은 그렇게 게으르지 않습니다. 동물이 다가와 내장을 파먹습니다. 그리고 독수리들이 와서 눈알을 비롯하여 근육을 다 찢어먹습니다. 그러고 나면 남은 살을 개미들이 와서 잘게 부숴서 가져갑니다. 개미유충들의 겨우내 식량이 되겠지요. 그다음 초파리들의 잔치 타임입니다.. 그러고 나서 남은 뼈 사이를 바람이 불고 어느 날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지요. 혐오감 느끼지 마세요. 이게 자연스러움이며 자연으로 되돌리는 숭고한 장면입니다. 그들은 청소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이 하기 힘든 청소를 말이죠.
그런데 이런 과정을 참기 힘든 게 인지상정입니다.
어느 자식이 아버지 시신을 산에 모셔뒀는데 문득 아버지가 그리워집니다.. 뵈러 갔지요. 지금 아들은 아직도 그 시신을 아버지와 동일시하고 있습니다. 미망이지요.
그런데 산속 그 자리에 가보니 이리떼가 아버지의 시신 냄새를 맡고 하나 둘 모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원 밖으로 독수리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네요.
아들은 나뭇가지를 하나 부러뜨려 짐승들을 후려칩니다. 아버지의 몸을 훼손하려는 것들을 참을 수가 없었지요. 그러다가 지치죠. 그가 헐떡거리고 있는데 그의 친구들과 동네 사람들이 그를 찾아 거기 모여듭니다. 그리고 몽둥이를 들고 와서 그를 돕죠. 산짐승을 겁주고 독수리를 활로 쏴서 쫓아버립니다. 곤(丨)이라는 글자는 뚫는다는 뜻도 있고 몽둥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이렇게 주변인들이 활(弓)과 몽둥이(丨)를 들고 와서 시체를 수호하는 행위-여기서 조(弔)라는 문자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본디 미망에서 나온 문자이지만 이제 우린 현명해져야죠. 의미를 다시 세워줘야 합니다. 활 궁(弓)은 활의 뜻도 있으나 몸을 뜻하며 하늘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곤(丨)은 바로 세움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특히 한글에서는 그렇습니다. 그러니 조(弔)는 생명을 바로 세움-으로 해석해도 좋겠습니다. 잠시 육체 속에 머물었던 영혼이 자기 하늘로 돌아가는 것이지요. 그래서 돌아가셨다-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런 생각을 하며 문득-내 몸속에 깃든 내 영을 바로 잡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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