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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인문학] 나이와 나이값

문자인문학(문자의 뿌리, 어원)

by 타타오(tatao) 2020. 5. 3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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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문득 사람들의 나이가 궁금해집니다. 이거...이거... 나이 든 증거라고 딸은 그러는군요.

김희애배우는 몇 살일까? 박해준은? 장미희, 전도연, 트럼프는?

그게 왜 궁금한 거야? 은근히 성질나는 거 있죠.

분명한 이유도 모른 채 습관적으로 뇌가 돌아가는 것을 발견했을 때는 그런 자신에 대해 엄격한 심문조사를 하고 싶어 집니다..

향단이: 뭐 굳이 심문받길 원하신다면 제가 해드리죠. 혹시 밧줄도 필요하세요?

타타오: 너 또 무슨 상상을 한 거야? 일 없어!

향단이: 좋아요. 그럼 우아하고 지적인 심문만 들어갑니다. 조사에 격식을 갖춰주세요. 사람들의 나이가 궁금한 증세가 언제부터였죠?

타타오: 한 3년 사이였던 것 같아요. 그게 궁금해지면 막 폰 검색 들어가게 돼요..

향단이: ! 연예인 이름 검색하다 보면 ***나이라고 다 뜨더군요. 즉 다른 이들도 억수로 그걸 궁금해한다는 거죠. 그런데 타타오님은 그게 왜 바보 같다고 스스로 생각하나요?

타타오: 왜 궁금한지 모르니까요! 내 시스템의 어느 부분이 자동화되었다는 거 아닙니까? 습관인거죠. 그것도 굳어져가는.

향단이: 혹시 평소에 나이 티를 내고 계시진 않나요? 나이 든 티를 낸다거나... 젊은... 사람 만나면 바로 나이부터 물어서 서열을 정한다거나. 나이대접을 받고 싶어 한다거나...

타타오: 아니 그걸 어찌 아시우? 신내렸나?

향단이: 맞네 맞아 나이 티 내는 거였네. 그 티를 왜 낸다고 생각해요?

타타오: 음... 존경받고 싶은 게야..

향단이: 왜 아이들은 그런 거 안 바라는데 나이 들면 존경받고 싶어지죠?

타타오: 아이들은 자주 주위로부터 시선을 받고 인정을 받고 사랑을 받고 감탄을 받잖아. 나이 들면서 점점 그 양식은 귀해지지. 인생에 불꽃같은 기쁨이 점점 사위는 거야.

향단이: 그래서 시선과 인정과 사랑과 감탄을 밖으로 구걸하는 거다?

타타오: 이것이 보자 보자 하니 취조한답시고 어리디 어린것이 무슨 태도야? 구걸이라니! 요청이지! 내가 니맘땐 말이야...

향단이: 네에! 그런 식으로 구걸한단 말이죠?

타타오: 맞아. 내가 생각해도 참 찌질하다. 애효..... 내가 나잇값을 해야 하는데 말여.

향단이: 나이값? 나이도 돈 내고 사는 건가요?

타타오: 아니, 시간을 바쳐 사는 거야. 그 소중한 시간을 바쳐 얻은 게 나이이니 그 가치를 해야 하는 게 나잇값이지..

향단이: 오호! 그거 세대에 따라 나잇값도 다르겠네요? 어릴 땐 값이 저렴한가요? 그 반댄가?

 

타타오: 공자님이 매기신 나잇값을 알려줄까?

 

 

향단이: ! 싱그러운 10대부터요!

타타오: 길바닥에 던져놔도 향내가 나는 10대는 공부에 뜻을 둬야 한다-하여 지학(志學)이라 하셨어.

향단이: 이 부분 나도 소싯적에 불만이 많았어요. 왜 어른들은 공부 안 하고 드라마나 보면서 우리보곤 공부하래? 공부에 나이가 없는거잖수??

타타오: 물론 사는 거 자체가 공부이니 죽을 때까지 하는 거 맞아. 하지만 특히 어릴 적엔 흡수가 엄청 빨라. 뇌가 완전 새 하드디스크같으니 좋은 양식을 채우는 게 아주 중요한 시기지. 썩은 양식을 채우면 평생 부패한 냄새를 풍기게 되거든.

향단이: 그러네! 그런 이야기 한마디라도 들었으면 내가 가출을 안 했지.ㅠㅠ 그럼 꽃다운 20대는요?

타타오: 20대에도 바른 지식을 갈무리하는 게 지속돼야 해. 그때까지의 공부가 나머지 인생의 방향을 가름하기 쉽거든.

향단이: 1020대 그 좋은 시절을 줄창 공부하라?

타타오: 여기서 공부는 꼭 학교공부만을 말하는 건 아냐. 도서관서 책을 빌려보는 것도 공부고 배낭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공부야. 돈을 벌어보려는 것도 공부고 자기개발서에 포옥 빠져보는 것도 공부지. 정치 종교를 알아보는 것도 공부일 수 있어. 다만 술이든 담배든 유흥이든 도박이든 게임이든 이데올로기든 종교든 어느 한 구석에 매몰되어 다른 것을 외면한다면 그건 공부라고 안 해.. 중독이라고 하지.

향단이: 30대는요?

타타오: 30대에는 자기 간판을 세상에 세워야 한다 하여 이립(而立)이라 하지. 나는 어떤 분야의 전문가다! 프로다! 라는 말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는 거야. 그래야 자기와 가족을 부양할 힘이 붙지.

향단이: 40대에는요? 여태 공자님 말씀처럼 제대로 공부하고 깊이 파고들었으면 이제 날아가겠네?

타타오: 한 길을 가보려 했지만 수입은 생각만큼 늘지 않으면 수시로 권태가 몰려오고 의심이 피어나기도 하지. 그래서 자기 자신을 비하하게 되고 책임은 남에게 돌리고픈 유혹이 하루에도 열두 번씩 밀려올 거야. 그게 쉬워 보이거든.. 난 똥 손이니까... 난... 흙수저니까... 지금... 코로나 정국이니까.... 등등...... 그런 내면의 핑계와 유혹을 이겨내야 해서 40대를 불혹(不惑)이라 해.

향단이: 그게 불혹이었어유? 난 룸살롱 꽃뱀이 꼬셔도 넘어가지 말라는 게 불혹인 줄 알았지?

타타오: 밖에서 오는 유혹은 버티기 쉽단다. 내면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유혹과 불신이 정말 견디기 힘들지. 이러다가 공자님은 50대에 이르러 자신이 본래 진정 하고자 한 게 뭔지를 알았단다. 그걸 천명이라고 하는데 그걸 알았다 하여 지천명(知天命)이라 한다.

향단이: 천명은 저 하늘 옥황상제나 태상노군이나 칠성님한테서 찾는거 아니었어요?

타타오: 자기 안의 하늘-그것이 말하는 울림-내면의 지혜-그것을 천명이라 하는 거란다. 외부의 마이크에 고개 돌리고 돌리다가 이제 자기 안의 소리에 귀가 뜨이는 것이지.

그래서 이런 말도 있는 거야.귀 있는 자는 들어라.”

또 이런 아름다운 말도 있지.

별빛을 찾는가? 촛불을 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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