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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무문(大道無門)

붓글씨, 붓그림

by 타타오(tatao) 2020. 3. 8.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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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무문(大道無門)

 

어느 분이 제 유튜브 채널 [문자도]에 댓글을 다시며 요청하신 문구입니다.

대도무문 천차유로(大道無門 千差有路) 

감회가 따스하게 가슴에 번져갔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 무문혜개(無門慧開) 선사의 책 무문관(無門關)을 보면서 무척 몰입했던 기억이 났거든요.

대도무문은 그분의 서문에 나오는 유명한 표현입니다.

 

大道無門 千差有路(대도무문 천차유로)

큰 길에는 문이 없으나 갈래길이 천이로다

透得此關 乾坤獨步(투득차관 건곤독보)

이 빗장을 뚫고 나가면 하늘과 땅에 홀로 걸으리

 

무릇 붓을 들려하면 그 의미가 뼛속까지 파고든 연후여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붓글씨를 백번 천 번 쓴들 문자향 서권기가 피어날 리가 없습니다. 좋은 사진은 셔터 이전에 결정된다는 말이 있듯이-좋은 글씨도 붓을 들기 이전에 이미 판가름 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음미해보죠.

대도는 큰길이라. 큰길이 무슨 뜻일까요?

설마 저 창밖에 차 다니는 길을 말하는 것은 아니겠죠?

()는 인마가 다니는 길도 말하지만 살아갈 길을 말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질문과 맞닿아 있죠. 진리라고도 합니다.

()는 마하라고도 하며 측량할 수 없는 무엇을 대()라 하지요.

그래서 이 크다 함은 상대적 사이즈의 크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이고 궁극적인 의미죠.

대도는 궁극의 길이며 진리입니다.

대도는 무문이라니. 문이 없다?

옛사람의 글에 유사한 표현들이 있습니다.

큰 방은 구석이 없다.

큰 기교는 어수룩하게 보인다.

큰 지혜는 마치 어리석은 듯하다.... 등등 모두 위대한 반어법입니다. 생각의 산길에서 우릴 절벽으로 떠밀어버리는 표현들이죠. 더 이상 생각할 수 없도록.

 

이것이 바른 문이다!라고 하는 순간 이미 본래의 길을 벗어난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순간 나머지 모든 것은 틀린 문이 되니까요.

참다움은-우리의 숨보다 가까운데 있습니다.

그리고 내 손발보다 가까이 있죠.

모든 감각의 촉수가 거두어진 본래의 자리-거기에 참이 있습니다.

그 자리를 현존(現存)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신심명에 이런 구절이 있죠.

호리유차(毫釐有差), 천지현격(天地懸隔)

'털끝만치 어긋나도 나중에는 하늘과 땅처럼 벌어져 버린다.'

내 밖에 따로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내 안에 무진장이 있습니다. 대도.

그 하나를 잃으면 천만 가지 미로가 눈앞에 어지러이 펼쳐집니다.

각자가 옳다고 소리치는 수많은 목소리들이 미세먼지처럼 나부낍니다.

 

규봉 선사가 하신 말씀도 하나의 맥락입니다.

“코끼리 눈앞에 꽃잎 하나가 가려지니

천지가 자욱한 헛꽃이더라.“

반대로 내 안에서 겉과 속이 완연히 하나를 이루면 이번에는 그 수많은 길이 모두 당당한 선택이 됩니다. 주인공이 가는 길이니까요.

천차유로는 그 양면의 상태를 다 이릅니다.

이제 오늘의 글감을 쉬운 말로 정리해볼까요?

 

대도는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니

안에서 하나 되면

발 딛는 자리마다 모두 길 이리.

 

이 문장이 다시 내 안에서 피어나니 이제 붓을 들어봅니다. 내 안의 누군가 함께 붓을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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