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애드센스광고 구글애널리틱스등록 애드센스 블로그등록- [이상한 리뷰-영화 '미나리']-보지 마세요. 아니... 그래도 보세요! [네이버사이트소유권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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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리뷰-영화 '미나리']-보지 마세요. 아니... 그래도 보세요!

타타오의 이야기

by 타타오(tatao) 2021. 3. 2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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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내와 극장에 갔습니다.

극장-이라는 표현 자체가 매우 앤틱 하군요 ㅎ

마침 골든글로브에 노미네이트 되어 우릴 설레게 하고 있는 [미나리]를 상영 중이네요. 보았습니다.

이제 영화 구경하면서 팝콘 못 먹습니다 ㅠㅠ

이건 리뷰일까요? 저는 인플루언서들처럼 치밀하게 그런 거 못합니다. 그냥 설렁설렁 할게요.ㅎ

할리우드 식 기승전결이 드라마틱하고 폼나는 미장센을 바라신다면 이 영화 비추입니다.

그렇다고 연기가 너무 좋아서 잊을 수 없는... 그런 수준까지도 아닙니다. 그리고 뭘 메시지로 주고자 하는지... 도 약간 애매했습니다. 영화가 갑자기 팍-끝나고 앤딩 자막이 올라올 때-많은 관객들이, 아니 실은 많지도 않았지만.. 차마 자리를 뜨고 일어서질 못했습니다. 감동의 여운 때문이 아니라 '뭐, 뭐야... 끝인 거야?' 이런 기분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이 영화를 안 좋았다고 평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 일반적인 기대를 접고 보시면 의외의 한방을 맞고 정신이 혼미해지다가 나중에는 황홀경에 들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하는 겁니다. 이 영화는 타박상은 주지 않지만 깊은 곳에 내상을 줍니다. 후우..... 그 내상이... 이 리뷰를 본지 며칠 후에 올리는 이유입니다.

미국에 정착하고 단순노동의 터널을 벗어나 보려는 부부의 모습-굉장히 진정성 있었습니다. 뭐 사실 세상 모든 부부의 절반은 그런 심리의 터널을 터덜터덜 걸어보신 경험이 있을 겁니다. 겨우 생존만 하는 이 삶(병아리 감별사)의 끝이 어딘지 모르고 걷는... 그 마음 아시죠? 그래서 사내 제이콥은 뭔가 자기 일을 해보고 싶어 합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식당에 납품할 한국 야채들을 농사짓고자 하죠.

여러분도 그런 어떤 새로운 자기 사업을 꿈꿔 보셨죠? 그걸 시도하셨나요?

위험도 큽니다. 자칫하면 들어간 비용도 못 찾고 지나간 자리조차 상실할지도 모릅니다.

안전과 위험, 끌려다니는 삶과 개척하는 삶, 이 간극은 의외로 굉장히 큽니다.

정말 용기를 필요로 하죠. 그리고 많은 경우 뛰어들었다가 중도에 튕겨져 나가 황급히 지난 자리로 돌아오곤 합니다. 그리고 숨을 헐떡이며 중얼거리겠죠. '역시 세상살이 만만찮아! 큰일 날 뻔했어!'

그래도 제이콥(스티브 연)은 도전하기로 합니다. 들판에 컨테이너 하우스에 가족을 이주시키고 거기서 농사 지을 준비를 하죠. 그는 자기 입버릇처럼 하는 표현대로 '쓸모 있는 수컷'이고자 합니다. 버려져서 소각되는 수평아리가 되지 않겠다는 신념이 있죠.

아내 모니카(한예리)는 그의 도전이 불안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녀는 정상입니다. 평균이고요. 그래서 그 챗바퀴 같은 삶의 터널에서 나올 생각을 못합니다. 평균은.... 적응을 뜻합니다.

둘은 도전과 안정이라는 양극단에서 서로 팽팽하게 주장을 양보하지 않습니다.

남자의 마음-난 여기서 또 주저앉으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거야!

여자의 마음: 여기서 더 대출받아 실패하면 그땐 끝이야!

그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서 일어났던 갈등이었을까요?

저도 돌아보면 그런 날들을 지나왔군요. 하나 달랐던 것은 내가 도전하려 할 적에 아내는 한 번도 말린 적이 없다는 겁니다. 태평양을 다니다 그만두려 할 때도 말리지 않았고 마지막 직장을 다니다가 사표를 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 집은 아내가 미나리군요. 네! 저도 미나립니다. 그저 물만 있으면 자라는 미나리, 맛난 미나리! 몸에 좋은 미나리!

할머니 윤여정은 그 영화에서 무엇이었을까요?

고국의 냄새입니다. 그리고 존재의 뿌리에서 나는 아득한 냄새이지요. 완전히 기댈 수 있는 무조건적 사랑의 화신입니다. 거긴 옳고 그른 것도 없죠. 옳고 그른 시비를 떠난 존재가 할머니입니다. 그녀는 가족의 고향인 한국을 통째로 짊어지고 아칸소를 찾아와 준 존재입니다. 고춧가루와.... 물론 화투장도 포함해서요.

윤여정에게서 그녀 이상의 엄청난 뭘 기대하진 마세요. 그녀는 그녀 자신으로써 이미 ㅡ엄청난 존재입니다. 영화 속에서도 그냥 그 정도를 조용히 보여줍니다. 열광적인 씬 하나 없이 조곤조곤.... 악몽에 두려워 하는 나를 뒤에서 끌어안고..."누가! 누가 내 새끼를 감히!" 라고 해주던 할머니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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