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아날로그의 갬성을 안아주다-곽도원
당신에게 연필은 무엇인가요? 저는 표현할 게 있으면 말을 하죠. 그리고 깊이 새기고 싶을 때는 연필을 듭니다. 저는 말을 시작하기 전부터 연필과 사랑에 빠졌죠. 연필로 뭐든 그렸습니다. 사람도 권투 글러브도 칼도 총도. 사람들의 얼굴-분노와 기쁨과 두려움과 사랑을 담은 온갖 표정도. 여섯 살 때는 고향의 어느 할아버지께서 제 이순신 장군 그림을 9원 주시고 사주셨죠. 연필은 내게 최초로 돈을 가져다준 친구입니다. 썩 괜찮죠? 중학교 때는 제 연필은 공책이며 책의 빈 공간을 미친듯이 날아다녔습니다. 반 급우들에게 예쁜 여자를 그려주면 인기가 천장을 치고 올라갔죠. 4B연필을 통해 미술대학에 들어갔습니다. 연필은 내게 그림이었고 글씨였습니다. 문자였고 형상이었으며 고운 추억이고 사랑이 오고 간 편지였으며 나..
붓글씨, 붓그림
2020. 8. 10. 1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