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인문학] 용서(容恕)
문득 용서라는 단어가 전두엽에 떠오른 이유는 뭘까? 벗님의 포스트를 보다가 이 詩를 만났다. 이렇게 시를 인용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가 아닌가? 문득 시인의 삶이 아련해진다. 눈발 뒤집어쓴 소나무, 그 아래에서 오늘 나는 한 사람을 용서하고 내려왔다. 황지우 - [소나무에 대한 예배] 중에서 참 시다운 시다. 시다운 시는 불필요한 중성지방 따위가 없다는 게 큰 특징이다. 시인이 누굴 용서했는지 그런 사정을 일체 덧붙이지 않았다. 그냥 단지 용서하고 내려왔다는 것이다. 나무가 눈을 잔뜩 이고 있는 모습은 아름다움 이전에 엄청난 부담이기도 하다. 설화 때문에 수도 없이 많은 나뭇가지들이 부러지곤 한다. 우리 삶에서 짊어져야 할 수도 없는 시련과 아픔의 기억도 우리 위를 누르는 눈과 다름 아니다. 누가 시련과 ..
문자인문학(문자의 뿌리, 어원)
2020. 7. 30.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