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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를 휘달리는 손글씨 흘림-264

펜글씨 道

by 타타오(tatao) 2021. 4. 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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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는 264였다고도 합니다. 감방 수감시 죄수번호였다죠.

그는 필명을 여러번 바꿨는데 그건 그의 삶을 그대로 따라가며 찍은 영상물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의 본명은 이원록입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겠지만.

처음엔 이활(李活)이라 자칭했습니다. 저도 예전에 제 필명을 활인(活人)이라 지어본 적이 있기에 그 마음을 압니다. 죽은듯이 살지 말고 살아움직이는 모습으로 살고자 하는 의지가 보입니다. 그의 시대는 고개를 들면 찍어누르는 일제강점기였으니까요. 

대구형무소에 살다 나온 그는 처음에 륙사(戮史)라는 필명을 떠올립니다. 저 륙(戮)은 칼로 찢어 죽일 륙입니다.

육시(戮屍)랄 놈! 이라는 욕은 시체마저 칼로 찢어 다시 죽이겠다는 그런 무시무시한 뜻을 품고 있죠.

그러니 륙사라 함은 이 치욕스런 역사의 장을 찢어버리겠다! 는 가열찬 토로였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우리나라와 같이 한자를 쓰는 나라이고 보니 그런 필명을 썼다가는 바로 눈에 날 것이 뻔 한 일..

육사(肉瀉)라는 한자로 고칠 생각을 합니다. 이건 고기 먹고 설사한다는 뜻이지요. 우리나라를 삼키고 소화를 못시켜 설사하는 일본-을 빗댄 칼날이 달린 농담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결국 정착한 필명이 육사(陸史)입니다. 이 陸은 땅이라는 뜻이니 땅의 역사-라는 무던한 의미로 보입니다.

그러나 뭍 륙(陸)은 어긋나다-라는 의미도 품고 있다는 것을 누구도 몰랐을 것입니다.

육사(陸史)---어긋난 역사였죠.

그는 시를 쓰기에 앞서 이미 필명으로 속을 휘감아 도는 불길을 폭백(暴白)하지 않고는 참을 수 없던  열혈시인이었습니다.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이육사는 생전에는 시집을 출간하지 못했습니다. 사후에 돈생인 이원조가 육사시집이라 하여 출간했죠. 

그의 시 청포도는 우리에게 널리 알려졌고 광야 또 한 그렇습니다.

오늘 그의 광야가 그리워 문득 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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